경기일보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 인터뷰 “인공지능 능가하는 집단지능… 인성교육이 키워드”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할 ‘집단지능’

조 교수는 대한민국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방식에서의 근본 변화를 얻어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의 부각이다. 이를 능가할 수 있는 것이 하나밖에 없는데, 바로 ‘집단지능’이다. 인간 1명과 인공지능이 경쟁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지성을 발휘해야 하는 사회가 된 것”이라며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요건이 있는데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집단지성)이 하나고, 두 번째는 ‘하트스토밍’(heartstorming)이다. 만약 10명이 모여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것은 1명의 능력을 능가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집단지성은 10명이 모이면 모두 다른 사고방식과 이념, 가치관을 가져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고 피력했다.

이어 “우리는 흔히 집단이라고 하면 물리적 집단만 생각하는데 집단의 개념이 물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집단이라고 하면 혈연ㆍ지연ㆍ학연으로 뭉치는데, 이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모인 것으로 비리가 넘치는 이유다. 이제 이 같은 사고방식을 뛰어넘어 빠져나갈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집단지성을 위해 다양한 사람이 모이면 갈등이 증폭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걸 극복하는 것이 바로 ‘하트스토밍’이라며, 인성ㆍ공감력ㆍ대화 및 관계의 기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러한 것들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으며 국어ㆍ영어ㆍ수학ㆍ사회ㆍ과학 등 지식전달에 압도적인 시간을 쏟고 있을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만들어내는 교육

조 교수는 대한민국의 인적자원이자 주권자인 국민, 곧 인간이 갖춰야 할 조건이 바로 백년대계의 중요한 기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 면에서 조 교수는 인성과 공감력, 관계의 기술 등을 길러낼 방향으로 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교육을 로켓 발사로 비유를 들며 △발사대(교육시스템) △엔진ㆍ에너지(교육열) △궤도(방향성) 등 세 가지 측면을 통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발사대는 세계 수준급이다. 한국만큼 거의 모든 동네에 학교가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 시골학교라도 교사의 수준은 한국이 높다. 모든 학교에 ICT(정보통신기술)가 다 들어가 있기도 하다”며 “또한 대한민국 교육열, 추진력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방향성이 엉뚱한 곳으로 향해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한국의 교육이 ‘어떻게 하면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까’라는 생각 이상을 하지 않는 것이다. 교육의 방향은 ‘더불어 살자’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설정돼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조 교수는 갈등과 대립을 일으키는 ‘비교평가’ 역시 좋은 교육환경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조건이 아닌,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겨주면서 존중이라는 개념을 피부에 와 닿는 형태로 학교에서 가르쳐줘야 하는데, 비교평가를 통해 아이들의 불안감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는 스트레스를 일으키고 결국 학교 폭력으로 이어져 은둔형 외톨이, 군 관심병사, 만족스럽지 못한 남녀관계 및 부부관계, 자식관계 등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만들어내는 교육이 필요하다. 어린이는 받아야 사는 존재이고, 어른은 주는 존재다”라며 “한국은 입혀주고 채워주니 공부만 해라. 그래야 성공하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니 너만을 위해 살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온갖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교육부터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자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100년 앞을 내다봐야 할 국가교육위원회가 수시ㆍ정시 비율을 논하고 있다는 것은 코미디다.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이들은 특별하다고 취급한다면서 주류 교육은 변하지 않고 있다”며 “BTS, 손흥민 등은 한국의 중심교육과 거리가 먼 사람들인데, 현재 교육시스템으로 이러한 국제적 스탠다드가 가능하겠냐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 연결의 문화와 글로벌 리더십

조 교수는 한국사회 전반에에 뿌리박힌 ‘단절’의 문화를 걷어내야 한다며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어떤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우리에게 있는 ‘단절’과 ‘연결’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많은 이들이 단절을 선택하고 있다”며 “결혼은 어려워서 안 하고, 자식은 힘들어서 안 낳는다. 이혼과 저출산을 비롯해 남북관계도 많은 젊은이가 원치 않는다고 하는데, 단절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나 혼자 잘 살자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것이 인성으로 연결된다. 더불어 같이 사는 것이 인성의 핵심인데 연결해서 함께 사는 것보다 많은 이들이 단절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이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돼 버려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등 세상과 단절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연결하는 문화를 통해서 함께 살아가자는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조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각종 사회적 갈등을 넘어갈 리더십의 조건으로 ‘미래지향적 시각’과 ‘글로벌 경험’, ‘통합’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미래를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100년 뒤에는 우리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인지해야 하는 것이다. 나라가 어찌 됐든 나 혼자 잘 산다는 생각은 버려야 가능하다”면서 “예전처럼 ‘그냥 열심히만 하면 된다. 죽어라 하면 된다’는 방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정체성과 비전, 철학을 가져야 할 시점이 왔다”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리더십은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미래를 내다볼 사람, 국민에게 미래를 선물할 사람이어야 한다”며 “또한 공간적으로는 국내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게 글로벌 차원에서 경험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통합을 이뤄낼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리더의 조건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조벽 교수는…

△조벽 고려대 석좌교수는 미시간공과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로 20년간 재직, 창의력을 위한 혁신센터와 학습센터의 소장을 역임했고, 학생들의 적응력과 리더십 계발을 위한 학생성공센터 소장을 역임했다. 미국 과학재단 연구상, 미시간주 최우수 교수상, 미국공학교육학회 교육자상 등을 수상했으며, 180개 대학에서 교수 대상 특강을 해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알려졌다. 국회 아카데미특강을 비롯해 삼성회장단, 현대그룹회장단, 전경련 하계포럼, 청춘페스티벌, 아침마당 등에서 초청강연을 했다. 현재 고려대 석좌교수와 HD행복연구소의 공동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행복씨앗심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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